밤 11시가 넘어 문든 산책을 나섰다.
츄리닝을 입고 아이폰을 들고 엘리베이터를
타고 내려가니 시원한 바람이 나를 반겼다.
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를 들으며 어두컴컴한 길을
따라 호수공원으로 내 발걸음을 옮겼다.
좀전에 샤워를 한 내몸에선 금세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.
운동을 좋아하던 어린시절이 떠오르며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.
얼마나 내 스스로에게 게을렀으면 이정도의 걸음으로 땀이 흐를까?
사진이 너무 흔들렸군..
호수공원의 산책로의 조명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충동에
아이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.
카메라가 있었다면 좀더 잘 찍고 싶은데.. 하는 아쉬움과 함께..
그러다 문득..
여러갈래의 다양한 길과 밝기가 내 시선을 사로 잡기 시작했다.
그리곤 하늘을 바라보니 나무와 빌딩들 사이로 달이 보였다.
잠시 5분간을 그리 멍하니 서 있었다.
그리곤 여행이란 무엇인가? 라는 생각이 든다.
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게 아니라 잠시 산책나온 이 장소에서
내가 무언가를 떠올리고 느낀다면 이게 바로 여행이 아닐까??
지금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들과 느낌..
이 장소에서 난 지금 추억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는다.
저 멀리 길이 보여 걸어가 보았다.
어둠속에 두갈래로 갈라지는 길을 바라보며
또 한번 나는 생각에 잠겼다.
내가 살아오면서 선택해야했던.. 그리고 지금의 내가 선택한..
선택을 해야만하는 시점에서 나는 이 선택이 과연 옳은것인지
옳지 않더라도 가고싶은 길을 갈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해왔다.
좀더 밝은 아스팔트 길을 선택하고 걷기 시작했다.
이유 없이 그냥 어둠속에서 밝은 길을 걷고싶은 충동이였다.
어쩌면 이 단순한 본능이 내가 고민을 하며 결정을 하지 못할 때
가장 나에게 맞고 필요한 선택이 아닐까??
고개를 돌려 옆의 길을 바라 보았다.
길은 보이지 않지만 저 너머로 누군가 걷는다면 보이겠지?
그리고 저 빌딩들처럼 다양한 삶들이 눈부셔 보이겠지?
지금 난 밝은 길을 걷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 밝은 빛을
바라보는 순간 매혹되어 버렸다.
우리의... 나의 삶이 이런 모습인것인가?
내 발밑, 나를 비추는 빛을 보지 못하고 다른 빛에 흔들리며
갈등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??
좀더 걷다보니 샛길이 보인다.
내가 살아오면서 선택을하고 그리고 이길이 아니라며
새로운 길로 걸어가듯...
그 작은 길에 흔들려 또 다른 선택을 하기도 했다.
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걸어가던 길을 그대로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.
나를 유혹하고 선택을 강요하던 두 갈래 길이..
하나의 길로 만났다.
잠시 허무함과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라 한참을
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.
난 행복하고 싶다.
그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은 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.
내 목표는 행복한 가정이다.
다른 길을 걸어오더라도 내 가족과 지인들과 웃으면서
서로의 사는 얘기를 주고 받으며 사는 것..
지금까지 여러가지의 선택과 현실에 다양한 선택을 하며 살아왔지만
'내 삶의 가장 큰 틀을 바라보지 못하고 살았구나'하는 생각이 든다.
잠시 산책을하러 상동 호수공원을 찾았지만
나는 여행을 다녀온것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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